11월 원경의 겨울이야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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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원경펜션 작성일15-07-01 14:44 조회393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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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가니 이내 겨울이 찾아왔습니다.
윤회의 수례바퀴는 계절이라고 변치 않습니다.
첫매에 불알이 터진다고 하였나요
첫눈치고 엄청많은 눈이 내렸습니다.

자를들고 데크에 쌓인 눈을 재어보았습니다.
15센치는 족히 되었습니다. 강원도 하고도 평창 이곳
은 예로부터 절기가 제일 잘 맞아떨어진다고 하던
바로 그 고장입니다.

우리 두내외 일찍부터 일어나 첫눈에 대한 감정몰입도
하지 못한채 눈 치우는데 아침나절을 소진했습니다.
땀이 앞을 가리고 앞집 예린아빠가 트럭터를 몰고와서야
눈치우기 작업이 끝날수 있었습니다.

온 사방천지가 하얀색으로 도배를 하였습니다.
감정어린 사람들의 발동무가 되었던 가을의 전령사 낙엽들의
잔해도 흰눈속에 묻히는 처지가 되고말았지요.

언젠가는 녹여 또 제모습을 드러내겠지만 우선은 일단 모두
덮어버리니까 일체가 통일된 느낌입니다. 하얀색으로 말 입니다.
더럽고 지저분하고, 아름답고 깨끗하고를 상관하지 않고
모두 하얀색으로 덮힌 산야가 겨울을 맞는 산골사람들의
마음을 고요하게 만들어 줍니다.

이제 산골사람들의 본격적인 겨울의 시작입니다.
눈이 푸욱빠져야 겨울맛이 제대로 난다고 합니다.
이미 해놓은 김장김치며 동치미가 제맛을 내기 시작하고
가을의 떠 놓은 청국장에 된장 비지찌게 등이 깊은 겨울의
식탁에 주인공으로 등장하기 시작합니다.

이따금 오일마다 한번씩 돌아오는 대화장에 나가서
쌈지돈 털어 쿰쿰한 꽁치,고등어 한손사서들고 들어와
군불지피고 남은 숯불에다 지글지글 구어 감자밥에
한지름뜯어 먹는게 유일한 낙(樂) 이 되어버렸지요.

도회지 사람들이 먹어보지 못하는 산골사람들만이 즐기는
유일한 겨울 먹거리의 하나입니다.

겨울의 산골사람들은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던 별 상관이
없는 눈치입니다. 그져 군불 지펴놓고 고구마 구워
먹으며 그동안 농사일로 힘들고 지쳤던 심신을 달래며
내년 농사떼까지 그져 그렇게 별탈없이 지내는것이
이분들의 유일한 소망이자 희망입니다.

테레비에서 어떤 모습이 또 어떤 소리가 눈과귀를 거슬린
다고 한들 그져 무덤덤한 모습으로 예전에 그들의 아버지
어머니들이 했던 그대로의 감정으로 "쯔쯔" 하면서
혀만 한번 찰뿐 핏대 올려가며 삿대질까지는 하지 않습니다.

자연속에 사는사람들 ! 자연과 더불어 살고 그러다가 늙고
병들어 세상을 등지는 사람들 ! 산골에서 농사짓고 사는
자연같은 이 사람들이야 말로 진정한 농심(農心) 이자
민심입니다.

점점 찌푸려가는 이 사람들의 얼굴을 미소짓게 하는게
이 시대를 살아가는 지도자들의 사명이자 숙명이 아닐까요 ?
깊어가는 추위속에 어렵고 병든 불쌍한 사람들이 없는
세상이 되기를 간절하게 소원해 봅니다.
감사합니다. 행복하소서 !

2013. 11. 28 시린아침

강원도 평창군 금당계곡 원경펜션에서
주인장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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